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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필사 열풍,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의 치유법

by 꿈제이 2025.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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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면서도, 읽은 내용을 금세 잊어버리는 일이 잦은 편입니다. 독서를 하면 분명 감명 깊은 문장도 많고, 생각할 거리도 많은데 시간이 지나면 "그 책, 무슨 내용이었더라?" 싶을 때가 많았어요. 그러다 최근 부쩍 눈에 띄는 ‘필사 챌린지’를 보고 저도 뒤늦게 필사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인스타그램에는 예쁜 노트에 글귀를 적어 올리는 계정이 넘쳐나고, 필사를 일상처럼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걸 보며 '나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단순히 글을 베껴 쓰는 것 같지만, 필사는 생각보다 훨씬 더 깊고, 뇌와 마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는 그냥 흘려보낼 수 없는 활동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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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필사일까?

지금 우리 사회는 정보가 넘치고, 콘텐츠는 빠르고 자극적으로 소비되는 시대죠. 특히 스마트폰과 SNS에 익숙한 MZ세대일수록 짧고 강렬한 정보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습니다. 이로 인해 집중력은 짧아지고, 글을 깊이 읽는 능력인 ‘문해력’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얘기도 자주 듣게 됩니다.

이런 시대에, 오래된 취미처럼 보였던 '필사'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바로 '디지털 디톡스'. 손으로 한 자 한 자 글을 따라 써 내려가다 보면 스마트폰 생각이 나지 않아요. 필사를 하는 그 순간만큼은 오롯이 글과 나, 두 존재만 남게 되죠. 복잡했던 머리가 정리되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경험. 그게 바로 필사의 진짜 매력입니다.

필사의 장점, 단순히 기억력 향상만이 아니다

  • 문해력 향상: 책을 쓰듯이 따라 쓰는 과정은 글을 깊이 읽는 연습이 됩니다. 그냥 읽을 때보다 훨씬 더 ‘깊은 독서’를 하게 되죠.
  • 집중력 회복: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몰입의 힘이 있습니다. 디지털에 찌든 뇌를 쉬게 해주는 가장 아날로그적인 방법이에요.
  • 기억력 증진: 손으로 쓰면 뇌의 여러 부위가 동시에 활성화된다고 해요. 시각, 운동, 감정 기억이 통합되며 단순히 읽는 것보다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 심리적 안정: 머릿속이 복잡할 때 필사를 하면 마치 명상하는 것 같은 평온함이 찾아와요. 스트레스 완화에 정말 효과적입니다.

뇌과학자들은 “필사를 하면 뇌가 바뀌고, 삶도 바뀐다”고 말합니다. 이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사실이에요. 자극적인 콘텐츠에만 익숙해진 뇌를 회복시키는 데, 필사만한 도구도 드물다는 것이죠.

필사, 어떻게 시작할까?

처음 시작하려고 하면 막막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어떤 문장을 써야 할지, 얼마나 써야 할지 고민이 생기죠. 하지만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꾸준함’과 ‘나만의 리듬’이에요.

1. 필사 방식 선택

  • 통 필사: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필사하는 방식. 다소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성취감은 큽니다.
  • 발췌 필사: 인상 깊은 문장, 마음에 남는 구절만 골라 쓰는 방식. 개인적으로 이 방식부터 시작하는 걸 추천해요.
  • 주제 필사: 명언, 노래 가사, 일기처럼 주제를 정하고 그에 맞는 글귀를 찾아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2. 필사할 책 고르기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좋아하는 책’이란 점! 남들이 좋다 해도 재미없으면 계속하기 힘들어요. 저는 아래 책들로 시작해보려 해요.

  •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 백세희: 짧고 감성적인 문장이 많아 초보 필사자에게 추천.
  •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 미치 앨봄
  •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 백세희: 짧고 감성적인 문장이 많아 초보 필사자에게 추천.
  • 『당신이라는 안정제』 – 김수현: 감성적이고 공감 가는 글이 많아 힐링 필사에 적합.
  • 『달까지 가자』 – 장류진: 요즘 트렌디한 문체와 공감 가는 내용으로 젊은 필사자에게 인기.

3. 도구 준비

별거 없습니다. 중요한 건 '꾸준히 쓸 수 있는 도구'예요.

  • 노트: A5 사이즈 정도가 부담 없고 좋아요. 너무 얇은 종이보다는 중성지나 두꺼운 종이를 추천해요.
  • 펜: 필기감이 좋은 펜이면 OK. 굳이 비싼 만년필 필요 없습니다. 저는 제트스트림 0.5mm 펜을 애용 중입니다.
  • 글씨체: 예쁘지 않아도 괜찮아요. 필사는 예쁜 글씨 쓰는 게 목적이 아니라, 마음과 생각을 정리하는 수단입니다.

나만의 루틴 만들기

저는 하루 15분, 자기 전에 필사를 하고 있어요. 양도 많지 않고 부담 없이 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피곤한 날엔 한 페이지, 여유 있을 땐 두세 페이지. 중요한 건 '매일 조금씩'이란 점이에요. SNS에 기록을 남기는 것도 좋은 자극이 됩니다. 인스타그램에 #필사챌린지 를 검색해보면 정말 많은 분들이 매일 필사를 이어가고 계시더라고요.

필사는 스스로를 위한 '기록'이자 '돌봄'

필사를 단순한 트렌드로만 보기엔 아쉬워요. 저는 이걸 '나를 위한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을 정리하고, 기억을 저장하고, 내가 나에게 말을 거는 시간이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저 내가 나를 돌보는 소중한 습관이 하나 생긴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제부터라도 늦지 않았어요. 한 문장, 한 페이지부터 필사를 시작해보세요. 어느새 내 안에 작은 변화가 쌓여가고 있을 거예요.

 

책을 더 오래 기억하고 싶은 분, 디지털 피로감에 지친 분,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 분이라면 필사는 정말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어요. 저처럼 책은 많이 읽지만 금세 잊어버리는 타입이라면 더더욱요. 오늘부터 펜 하나, 노트 하나 들고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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