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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패권은 어떻게 몰락하는가 – 『패권의 비밀』 도서 리뷰

by 꿈제이 2025.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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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국제 질서는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오고, 미국은 자국 중심의 예외주의와 보호무역주의로 선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이런 흐름 속에서 우리가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은 하나입니다. 미국은 과연 지금의 패권국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김태유 교수의 저서 『패권의 비밀』은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한 탁월한 안내서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현재의 패권국 미국을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상 패권국가였던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의 부상과 몰락의 과정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며, 패권의 본질과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합니다.

이 책을 구입한 이유

요즘 국제 뉴스를 보다 보면 ‘미국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패권을 장악한 미국이 과연 앞으로도 지금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아니면 이미 쇠퇴의 길로 들어선 것일까? 이런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찾고 싶어 역사 속 패권국가들의 흥망성쇠를 다룬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이라는 세 나라가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고, 또 어떤 이유로 몰락했는지를 통해 현재 미국의 모습을 더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의 공통된 몰락 원인

책은 세 국가의 공통된 패턴에 주목합니다. 패권국은 막대한 부를 축적하며 단기간에 세계 질서를 주도하지만, 그 부를 어떻게 ‘재생산’하고 ‘재투자’하느냐에 따라 흥망이 갈린다는 것입니다.

스페인은 남미의 은과 금을 통해 천문학적인 부를 얻었지만, 산업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소비와 군사력에만 집중하면서 재생산 체계를 망가뜨렸습니다. 네덜란드는 금융과 해상 무역을 기반으로 패권을 누렸지만, 인구 규모와 군사력에서 한계를 드러냈고, 국가 시스템이 기술혁신과 산업구조로 이어지지 못해 영국에 패권을 내주게 됩니다. 영국은 산업혁명과 해군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를 지배했지만,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며 국력이 쇠락하고, 미국이라는 새로운 패권국의 등장으로 자리를 내주게 됩니다.

미국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김태유 교수는 현재의 미국이 위 세 나라의 말기적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내수 갈등, 정치적 분열, 고립주의 강화, 중국의 부상 등은 미국이 패권의 선순환 구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특히 기술 혁신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경제력, 군사력, 문화적 영향력으로 세계를 끌어당겨야 하는 패권국의 본질적 임무에서 미국이 점차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과거 패권국들이 몰락한 가장 큰 이유는 기술과 자본, 인재를 사회 시스템 속에서 순환시키는 능력의 상실이었습니다. 이 선순환이 무너지면 패권은 반드시 쇠퇴한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패권을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 기술 혁신과 재투자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바로 이것입니다. “패권은 무력이나 부동산 같은 고정된 자산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기술혁신을 기반으로 한 재생산 체계가 선순환 구조를 이룰 때에만 지속된다.”

즉, 패권국은 자신이 가진 자본과 기술을 단순 소비하거나 사치로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혁신과 투자로 이어지도록 국가 시스템을 설계해야 합니다. 이는 단지 경제적 투자에 그치지 않고, 교육, 법제도, 사회적 신뢰 자본 등 국가 전반에 걸친 구조적 문제로 연결됩니다.

저자는 미국이 여전히 기술 혁신에서 가장 앞서 있는 국가임은 분명하지만, 그 혁신의 열매가 고르게 분배되지 못하고 있고, 재생산 체계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미국 역시 과거의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과 같은 경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 경고합니다.

느낀 점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패권은 결코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이에요. 강력한 군사력이나 경제력만으로 패권이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시스템과 세계를 설득하는 가치, 그리고 내부의 건강성이 핵심이라는 점을 새삼 느꼈습니다.

또한, 미국이 현재 겪고 있는 혼란을 단순한 '일시적 위기'로 볼 것이 아니라, 역사 속 패권국이 몰락하기 전 겪는 전형적인 신호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오싹하기도 했어요.

결국 이 책은 '미국이 패권국으로 계속 남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보다도,

‘그 다음은 누구인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 마무리

『패권의 비밀』은 단순히 과거를 돌아보는 책이 아닙니다. 오늘의 세계를 이해하고, 내일을 준비하기 위한 통찰을 주는 책입니다.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책이지만, 세계 질서가 요동치는 이 시점에서, 국제정치와 경제 흐름을 큰 틀에서 조망하고 싶은 분께 강력히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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