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6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다시 한 번 미국 재정 건전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번 조치로 인해 3대 글로벌 신용평가사(S&P, 피치, 무디스) 모두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 수준 아래로 낮추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무디스란 무엇인가?
무디스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세계 3대 신용평가 기관 중 하나로, 국가뿐 아니라 기업, 금융 상품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들이 부여하는 신용등급은 국가의 채무 상환 능력을 숫자와 알파벳 조합으로 표현하며,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신뢰도와 자금 조달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미국 신용등급 하향의 배경
무디스는 이번 등급 하향의 주요 사유로 “미국 정부의 부채비율과 이자지급 부담이 유사 신용등급 국가들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연방정부의 순이자 비용은 메디케어, 국방 예산을 상회할 정도로 치솟았고, 재정 적자는 GDP의 6% 이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3대 신용평가사의 공통된 메시지
- S&P (2011년):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파행으로 'AAA → AA+'.
- 피치 (2023년): 또 한 번의 부채 협상 갈등으로 'AAA → AA+'.
- 무디스 (2025년): 재정 건전성의 구조적 약화로 'Aaa → Aa1'.
그동안 무디스는 유일하게 미국에 'Aaa' 등급을 유지해왔지만, 이번 하향으로 미국은 사실상 '트리플 A' 시대의 종말을 맞게 된 셈입니다.
시장이 받은 충격, 그리고 반응
과거 등급 강등 사례를 살펴보면 단기 충격은 분명 존재했습니다.
- 2011년 S&P 강등: S&P500지수는 발표 다음 날 6.7% 폭락.
- 2023년 피치 강등: 주가 1.4% 하락 후 비교적 빠르게 회복.
이번 무디스 강등은 이미 예견된 이슈였다는 점에서 시장 반응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다만, 일부 연기금 및 기관투자자들은 최상위 등급 채권만 보유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국채에 대한 비선호 및 매도세가 증가할 수 있는 구조적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미국 국채의 수요 감소와 그 파급 효과
현재 미국은 자국 국채 매입을 요청하는 외교적 활동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채 수요 감소는 금리 상승 → 국채 가격 하락 → 약달러 압력으로 이어집니다. 게다가 금리 인하의 여지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연준(Fed) 또한 긴축 기조 유지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국채시장의 불안정성은 장기화될 수 있습니다.
향후 미국 정책과 글로벌 시사점
이번 등급 강등은 미국 정부의 예산 지출과 채무 축소 정책에 압력을 가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세제 감면 연장, 복지 지출 확대 등의 정책은 재정 건전성의 발목을 잡을 수 있으며, 미국 정치권 내 예산 관련 대립이 더욱 심화될 수 있습니다.
무디스의 등급 하향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
미국은 세계 기축통화국이며, 글로벌 경제의 핵심입니다. 그 미국조차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상황은 전 세계적으로 국가 재정 건전성의 중요성을 재차 상기시키는 계기가 됩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주식시장 불안 등의 부정적 파장이 일부 나타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각국 정부의 재정 운용에 경고등을 켜는 구조적 변화가 될 수 있습니다.
경제 주체로서 우리 역시 정부의 재정정책뿐 아니라, 금리·환율·국채 흐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시장 상황을 냉철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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